미리 생각해보고 준비하는 내 삶의 마지막, 사전연명의료의향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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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칼럼
미리 생각해보고 준비하는 내 삶의 마지막,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서귀포시 동부보건소장 고행선
  • 입력 : 2023. 07.11(화) 10:50
  • 헤럴드신문
서귀포시 동부보건소장 고행선
[헤럴드신문] 올해 초 친구의 어머님이 오랜 투병 생활 끝에 생을 마감하셨다. 친구의 어머님은 치료 불가능한 임종 상태에서 연명의료에 대한 결정상황에 놓였을 때 생전에 어떠한 의사결정도 남기지 못하셨다.

가족들의 연명치료 거부 의사에 따라 거동이 불편한 구순의 아버지, 육지에 거주하는 형제들이 병원을 방문하여 동의 진술 등 복잡한 병원 절차를 통해서야 연명의료를 시행하지 않을 수 있었다.

자신의 마지막 순간을 어떻게 보내야 할지에 대한 결정은 죽음에 대한 문제라기보다는 삶을 어떻게 마무리할지에 대한 결정이다. 많은 사람들은 죽음에 관한 이야기를 무서워하고 불편해하기 때문에 아무런 준비 없이 죽음의 순간을 맞닥뜨리게 되어 마지막 마무리에 대한 결정의 기회를 얻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연명의료결정제도는 2009년 5월 대법원판결로 생명만을 유지하던 환자의 인공호흡기가 제거될 수 있었던‘김 할머니’사건을 계기로 2018년 2월 4일부터 시행되었다.

임종 과정에 있는 환자에게 그 기간만을 연장하는 연명의료(심폐소생술, 인공호흡기, 혈액투석, 항암치료 등)를 시행하지 않거나 중단할지 본인 스스로 결정하고 삶을 존엄하게 마무리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한 제도이다.만 19세 이상의 성인이면 누구나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작성을 통해 자신의 연명의료에 관한 의사를 미리 밝혀둘 수 있다.

서귀포시 동부보건소는 올해 6월부터 사전연명의료의향서 등록기관으로 지정·운영되고 있으며 등록 방법은 보건소로 사전 전화 예약한 후 신분증을 지참하여 직접 방문을 통해 전문상담사와 1:1 상담으로 충분한 설명을 듣고 작성한다. 작성된 의향서는 국립연명의료기관 정보처리시스템 등록으로 법적 효력을 인정받게 되고 작성자의 의사에 따라 언제든지 변경 및 철회가 가능하다.

"죽음을 생각하는 것은 무섭지만 이것을 작성하니 마지막을 잘 정리한 것 같아 마음이 평화롭고 행복하다”라며 눈시울을 붉히며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작성하시던 어르신의 말씀이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다.

언젠가 맞이할 나의 삶의 마지막을 미리 생각해보는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다. 당신의 존엄한 삶, 편안한 생애 마지막을 준비하기 위해 아름다운 마무리를 하길 바란다.

헤럴드신문 hrd299@naver.com